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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의 날', 증시는 어떻게 반응할까? 정권별 시장 흐름과 투자 전략

by 업타운 위너 2025. 5. 18.

대통령의 날은 어떤 날일까요?

미국의 대통령의 날(President’s Day)은 매년 2월 셋째 주 월요일에 기념되는 연방 공휴일로, 원래는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의 생일(2월 22일)을 기리는 날이었습니다. 미국 독립전쟁 당시 대륙군 총사령관이었던 워싱턴은 1776년 독립 선언 이후 영국과의 전쟁을 이끌며 신생 국가로서의 미국을 건설한 인물로, '국부(國父)'라 불릴 만큼 존경받는 상징적 존재입니다. 

 

이후 이 휴일은 노예 해방과 남북전쟁의 상징인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대통령의 생일(2월 12일)과도 함께 기념되면서, 점차 미국의 모든 대통령을 기리는 날로 의미가 확장되었습니다. 지금은 전·현직 대통령들의 리더십과 유산을 되새기며 미국의 민주주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날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한편 이 날은 '겨울철 쇼핑 시즌의 마지막 대목'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 이후 잠시 조용해졌던 소비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는 시점으로, 많은 미국 가정이 대통령의 날 세일을 기다렸다가 TV, 냉장고, 세탁기 같은 가전제품이나 고급 침대 매트리스, 쇼파, 자동차 등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곤 합니다. 

 

대형 유통 체인인 베스트바이(Best Buy), 홈디포(Home Depot), 메이시스(Macy’s), 로우스(Lowe’s) 등에서는 매년 이 시기에 대규모 할인전을 벌이고, 온라인에서도 아마존(Amazon)이나 월마트(Walmart)의 '프레지던트 세일' 배너가 곳곳에 걸립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중고차 딜러들이 ‘대통령의 날 특가’ 이벤트를 열고, 학생들은 이 날을 전후해 짧은 겨울 방학을 즐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연휴 중 하나이며, 대통령의 날 자체가 투자자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는 미국 정치의 상징성과 밀접한 시점이기 때문에, 이 즈음을 전후한 정치 이벤트와 시장의 반응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의미 있습니다.

 

미국의 대통령의 날과 증시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대통령 주기 이론, 정권별 시장 흐름, 정책과 투자심리의 연결을 살펴보는 업타운 위너스 블로그 글의 썸네일 이미지 입니다.
미국 '대통령의 날(President’s Day)'과 증시의 계절 효과, 정치 이벤트와 시장 반응의 복잡한 관계 - 업타운 위너스 이미지 제공

 

대통령 임기와 주식시장 수익률의 상관관계는?

미국 주식시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정치와 무관하게 움직이는 자율적 시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통령의 소속 정당, 정책 방향, 그리고 정치 불확실성이 시장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 특히 미국은 대통령 임기가 4년이며, 한 번 재선되어 최대 8년까지 집권할 수 있는 중임제 국가라는 점에서, 정치와 경제의 흐름이 맞물리는 시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분석하는 데 사용되는 대표적인 개념이 바로 '대통령 주기 이론(Presidential Cycle Theory)'입니다. 이 이론은 미국의 대통령 임기 4년을 기준으로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기본 전제를 바탕으로 합니다.

 

임기 1년 차와 2년 차에는 새로운 정권이 출범하면서 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 예산 조정, 긴축 기조 등이 등장해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임기 3년 차와 4년 차에는 정권이 안정을 찾고, 재선을 준비하거나 정치적 지지를 강화하기 위해 경기 부양 정책을 펼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장이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과거 데이터를 보면 이러한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대통령 임기 후반기에는 S&P 500 지수의 평균 수익률이 더 높았으며, 특히 선거 직전 해에는 강한 상승장이 나타났습니다. 

 

1996년에는 빌 클린턴(Clinton) 대통령의 재선을 앞두고 시장이 상승세를 탔고, 2004년 조지 W. 부시(George W. Bush) 대통령의 4년 차에도 기술주와 금융주의 반등으로 증시가 크게 올랐습니다. 또한 2012년 오바마(Obama) 대통령 재선 직전 해에도 소비지표 개선과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시장은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대통령 주기 이론은 단순한 정치 일정이 아닌, 정권이 실제로 어떤 정책을 펼치고, 그것이 시장 심리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예측하는 참고 지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정당에 따라 시장은 어떻게 움직였을까?

정당별 시장 흐름을 보면, 일반적으로는 민주당 정권에서 S&P 500 수익률이 공화당보다 높았다는 연구도 있지만, 이는 단순 비교로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정책의 성격, 경기 사이클, 외부 변수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민주당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Obama) 시기의 증시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강한 회복세를 보였고, 조 바이든(Biden) 대통령 초반에는 팬데믹 이후 경기부양책과 기술주 강세가 맞물리며 증시가 급등했습니다. 반면,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Trump) 대통령 재임 초기에도 감세 정책과 기업 규제 완화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강세장을 만들었습니다.

 

즉, 시장은 단순히 어느 정당이 집권했는지가 아니라, 그 정권이 어떤 정책을 펼치느냐, 그리고 당시의 경기 환경이 어떻게 뒷받침되느냐에 따라 다르게 반응합니다.

 

 

대통령의 날 전후, 시장 흐름은?

2월 셋째 주에 있는 대통령의 날 자체는 주식시장에 큰 방향성을 주는 이벤트는 아닙니다. 미국 증시는 이날 휴장하고, 전후 일간 수익률도 뚜렷한 계절 효과를 보이진 않습니다. 다만 이 시점은 대통령 임기 내 정책 방향이 명확해지기 시작하는 시기이며, 통상적으로 연두교서(State of the Union Address)가 발표되는 전후이기도 하기에, 정치 메시지가 시장에 미치는 간접 효과는 고려해볼 만합니다.

 

대통령의 날을 전후해 증세나 금리 인상 같은 부정적 메시지가 나오면 시장이 주춤할 수 있고, 반대로 경기 부양책이나 세금 감면, 친기업 정책 발표는 기대 심리를 높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18년 트럼프 행정부 당시 감세안과 인프라 투자 계획이 언급되었던 연두교서 직후, 다우지수는 3거래일 동안 2% 이상 상승한 바 있습니다.

 

또한, 대통령의 날은 1분기 실적 시즌과는 거리가 있지만, 연방예산 편성 논의, 부채한도 협상, 정부 셧다운 우려 정치 이슈가 함께 불거지는 경우도 많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은?

대통령의 날 전후의 증시 흐름은 특정한 패턴을 보이기보다는, 그 시기의 정치 뉴스와 정책 메시지의 성격에 따라 크게 좌우됩니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대통령의 날 자체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이 시기를 중심으로 백악관과 의회의 입법 움직임, 주요 경제 법안의 통과 가능성,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 기조 변화 등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백악관이 인프라 투자나 세금 감면 등의 법안을 추진 중이라면 그 내용이 언제, 어떻게 통과될 수 있는지에 따라 관련 업종의 주가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의회에서 진행 중인 예산 협상이나 부채한도 논쟁은 시장 전체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으며, 연준이 발표하는 금리 정책이나 유동성 공급 시그널은 기술주, 금융주 등 주요 업종의 흐름을 바꾸는 촉매제가 됩니다. 

 

이런 요소들을 단지 뉴스로만 흘려듣지 말고, 현재 내가 투자한 종목이나 업종이 어떤 정책에 가장 민감한지를 함께 매칭해보는 것이 ‘주시한다’는 의미의 실제적인 적용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적 이슈가 시장에 충격을 줄 수는 있지만, 그 영향은 대부분 단기적이라는 점입니다. 시장의 긴 호흡을 결정짓는 것은 여전히 기업의 분기 실적, 금리의 장기 방향성, 글로벌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환율 흐름, 지정학적 리스크과 같은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요소들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법안 통과로 단기적으로 방산주가 오를 수는 있어도, 그 업종의 전반적인 실적과 수출 가능성, 국제 유가 흐름 등 본질적인 조건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랠리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결론적으로, 대통령의 날은 주식시장의 직접적인 모멘텀이 되기보다는, 정치와 금융의 긴장과 균형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정책 관찰 포인트'로 활용하는 것이 더 현명한 전략입니다. 시장의 방향을 결정짓는 것은 언제나 겉보다 속, 표면보다 구조라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