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위안화가 국제통화로? BRICS과 SDR에서 보는 현실적 위안화 관점

by 업타운 위너 2025. 3. 6.

국제통화의 새 얼굴로 부상하는 위안화

 

중국 위안화(CNY)는 과거 오랜 시간 동안 자국 내 유통에만 국한되었던 폐쇄적 통화였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개혁개방'을 선언한 덩샤오핑(Deng Xiaoping, 邓小平) 시대를 기점으로, 중국은 서방 자본과 기술을 적극 유치하며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어갔습니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하며 무역 흑자를 쌓아갔고, 결국 2010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습니다. 

 

이처럼 비약적인 성장의 결과, 중국은 위안화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통화로 전환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전략을 추진하게 됩니다. 이른바 "위안화 국제화"는 단순한 외환 정책이 아니라, 중국의 국가 전략이자 글로벌 금융 질서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포석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위안화의 국제 무역 결제 사용 확대입니다. 중국은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를 추진하면서, 여러 개발도상국과의 무역 거래에서 위안화를 결제 수단으로 채택하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에너지와 원자재 거래에서 위안화를 사용하려는 시도는 미국 달러 중심의 결제 구조, 즉 '페트로달러(Petrodollar)' 체제에 대한 실질적인 도전으로 해석됩니다. 원자재와 에너지 거래는 전통적으로 달러로 결제되어 왔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에 위안화가 진입하게 되면 달러의 독점적 지위에 균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주요 전략은 위안화 역외 시장(Hong Kong Offshore Market)의 확대입니다. 홍콩은 오랜 기간 동안 영국 식민지였던 역사 덕분에 국제 금융의 거점으로 기능해왔고, 1997년 중국 반환 이후에도 '일국양제(一国两制)' 체제 아래에서 금융 자율성을 일정 부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활용해 중국은 홍콩을 중심으로 런던, 프랑크푸르트, 싱가포르 등 주요 금융 허브에서 위안화 예금, 채권 발행, 외환 거래 등을 통해 국제 유통 기반을 점진적으로 넓혀가고 있습니다.

 

위안화가 방식화되며 BRICS과 SDR 구조 내에서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해석한 업타운 위너스 블로그 글의 썸네일 이미지 입니다.
위안화가 국제통화로? BRICS과 SDR에서 보는 현실적 위안화 관점 : 업타운 위너스 이미지 제공

 

 

브릭스 공동 통화와 브릭스 페이

 

중국이 위안화를 국제화하는 한편,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가들은 새로운 형태의 공동 결제 시스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중심의 SWIFT 결제망에서 벗어나 보다 독립적인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입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시도는 브릭스 페이(BRICS PAY)라는 디지털 결제 플랫폼입니다. 이는 참여국들이 각자의 통화를 연결하는 다자간 결제 시스템으로, 위안화, 루블화, 헤알화 등 다양한 통화를 사용하되, 달러 없이도 무역 결제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구조입니다. 실제로 러시아와 중국은 에너지 거래에서 달러 대신 자국 통화를 사용하는 방식을 점차 확대하고 있으며, 인도 또한 루피 기반 무역 정산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브릭스 정상회의에서는 장기적으로는 브릭스 공동 통화 발행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구상 단계에 불과하며, 통화 정책의 통일성이나 경제 구조의 이질성 때문에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따르지만, 이런 논의 자체가 달러 중심 체제에 대한 신흥국들의 불만과 변화 의지를 드러내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위안화의 SDR 편입: 국제사회가 보내는 신호

 

IMF(국제통화기금)는 전 세계 회원국들이 갑작스러운 외환 위기나 국제거래의 불균형에 빠졌을 때 사용할 수 있도록 SDR(Special Drawing Rights, 특별인출권)이라는 가상의 통화 단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SDR은 실제 지폐나 동전처럼 손에 쥘 수 있는 화폐는 아니지만, 여러 강대국의 주요 통화를 조합하여 만든 '국제 통화 바스켓'의 개념입니다. 

 

이 바스켓 안에는 미국 달러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그리고 중국 위안화까지 총 5개 통화가 포함되어 있으며, 각 통화의 국제적 사용 비중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비율이 정해집니다. 예를 들어, SDR 1단위는 이 다섯 통화의 일정 비율 가치를 합산한 것으로, IMF 내부의 회계 단위나 국제대출 기준으로 사용되며, 국가 간 거래나 위기 대응을 위한 중요한 기준점이 됩니다.

 

중국 위안화는 2016년, IMF가 SDR 구성 통화에 위안화를 포함시키면서 처음으로 공식 국제통화의 지위를 인정받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상징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세계 각국이 위안화를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음을 나타냅니다. 

 

IMF는 위안화의 국제 사용 빈도, 무역결제 비중, 자본시장 접근성 등을 고려해 이 결정을 내렸으며, 이는 중국의 통화 자유화 및 금융 개방 정책이 일정 부분 국제사회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다만, 아직까지 위안화는 자본 이동의 자유가 제한적이고, 통화정책의 투명성에서도 개선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SDR 편입 이후에도 본격적인 기축통화로서의 자리매김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서...

그렇다면 위안화와 BRICS 국가들이 이처럼 새로운 통화 질서 구축을 시도하는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다음 글에서는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다양한 시도들, 특히 디지털 위안화,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BDC), 그리고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가 기축통화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까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