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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 구리, 리튬: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3대 원자재의 모든 것

by 업타운 위너 2025. 3. 22.

원자재에도 '핵심 자원'이 있다면

 

우리가 앞서 살펴본 것처럼 세상의 모든 물질은 원자재에서 비롯됩니다. 하지만 모든 원자재가 경제에 똑같은 무게를 지니는 것은 아닙니다. 그중에서도 산업 구조의 근간을 이루고, 전 세계 시장의 흐름을 좌우하는 자원들이 존재합니다. 바로 오일(석유), 구리, 리튬입니다.

 

이 세 자원은 단순히 자원의 하나가 아니라, 에너지·인프라·기술의 생명선이라 불릴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오일은 여전히 세계 에너지의 핵심이고, 구리는 모든 산업의 혈관이며, 리튬은 미래 기술 경쟁의 핵심 자원입니다. 오늘은 이 세 자원이 왜 이렇게 중요한지, 그리고 지금 어떤 변화의 흐름에 놓여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왜 오일, 구리, 리튬이 21세기 산업의 핵심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을까요? 수요와 공급, 지정학, 산업 구조 변화까지 상세하게 풀어보는 업타운 위너스 블로그 글의 썸네일 이미지 입니다.
경제를 움직이는 3대 자원: 오일, 구리, 리튬 - 업타운 위너스 이미지 제공

 

 

오일: 여전히 움직이는 세계의 피

 

오일, 즉 석유는 20세기 내내 세계 경제의 심장이었습니다. 자동차, 비행기, 공장, 선박, 전력 생산 등 거의 모든 산업 활동의 동력원이 되었죠. 하지만 사실 석유는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그렇게 중요한 자원이 아니었습니다. 당시에는 주로 석탄이 산업과 난방의 주요 에너지원이었으며, 조명에는 고래기름이나 식물성 오일이 사용되었습니다.

 

185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타이터스빌에서 에드윈 드레이크(Edwin Drake)세계 최초의 상업용 유정을 뚫으면서 석유의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주로 등유(kerosene)를 채취해 조명용으로 사용했지만, 이후 내연기관과 자동차의 발명이 석유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습니다. 20세기 초 헨리 포드의 자동차 대량 생산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석유는 단숨에 '세계를 움직이는 연료'로 부상하게 되었죠.

 

이후 석유는 세계 1차 대전과 2차 대전에서도 승패를 가를 전략 자원으로 작용했고, 냉전 시대에는 중동 지역의 석유 패권을 두고 미국과 소련이 치열한 외교전을 벌였습니다. 20세기 중반부터는 천연가스와 함께 화학제품, 플라스틱, 비료 등의 비연소형 석유 활용도 확장되며, 석유는 단순한 연료를 넘어선 산업 원료의 제왕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강조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여전히 석유는 세계 에너지 소비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기차가 점차 보급되더라도 화학 섬유, 플라스틱, 윤활유 등 비연소형 석유 제품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기 때문입니다.

 

특히 석유는 지정학적으로도 가장 민감한 자원 중 하나입니다.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등은 거대한 석유 매장량을 바탕으로 'OPEC(석유수출국기구)'을 구성해 세계 유가를 조절하고 있으며, 여기에 러시아와 미국,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들도 에너지 패권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유럽이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제한하자, 세계 유가는 급등했고, 이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위기를 불러왔습니다. 오일은 단지 연료가 아니라, 국제 외교와 경제 안보의 축이기도 합니다.

 

 

 

구리: 전기의 시대를 흐르게 만드는 금속

 

"구리가 움직이면 경제가 움직인다." 이 말은 단지 비유가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 신호입니다. 왜냐하면 구리는 전선을 만드는 핵심 원자재이기 때문입니다.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제품, 즉 가전, 자동차, 통신, 건설, 데이터센터까지—전부 구리를 필요로 하죠.

 

특히 구리는 탄성, 열전도율, 전도성이 모두 뛰어나기 때문에 고전압 케이블에서부터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 풍력발전기, 태양광 패널까지 모든 녹색 에너지 인프라의 필수 금속입니다. 전기차 한 대에는 약 80kg 이상의 구리가 사용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는 내연기관차보다 2~3배 많은 양입니다.

 

공급 측면에서도 구리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구리 광산은 주로 칠레, 페루, 중국, 미국 등에 집중되어 있으며, 광산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환경 문제로 인한 규제도 많습니다. 게다가 광석의 품질은 점점 떨어지고 있어, 단위당 생산 비용도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구리는 단순한 산업 재료가 아니라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인프라 시대의 필수 금속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글로벌 전기차 보급률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배터리와 모터에 필수적인 구리의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특히 태양광 발전 패널, 풍력발전기, 고속충전 인프라, 초고속 데이터센터 등의 확대구리를 전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사용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2023년 세계은행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Net Zero)을 달성하려면, 지금보다 약 2.5배 이상의 구리 생산이 필요하다"는 예측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단순히 산업용 수요를 넘어선, 지구적 전환과 연결된 전략 자원으로서의 의미를 보여줍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심지어 구리를 "새로운 석유(New Oil)"라 부르며 장기적인 가격 상승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편, 구리는 오래전부터 인류가 사용해 온 금속 중 하나입니다. 대표적으로 구리는 주석과 합금되어 '청동(bronze)'을 이루며, 바로 이 청동을 주로 사용한 시대를 '청동기 시대(Bronze Age)'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고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중국 은허(殷墟) 유적 등에서 발견되는 청동기는 모두 구리가 중요한 기반 재료로 사용된 흔적을 보여주죠.

 

이러한 맥락에서 구리는 고대 문명의 발전을 이끈 자원이자, 이후에도 도구, 장신구, 건축재, 화폐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며 인류와 함께해왔습니다. (혹자는 농담처럼 '외계 문명도 지구의 구리를 노리고 있다'고 말하기도 하죠! 😅) 그만큼 구리는 고대부터 미래까지 이어지는 인류 발전의 연결고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구리 가격은 미래 수요에 대한 기대와 경기 전망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입니다. 경기 회복 기대가 높아지면 구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가격이 오르고, 반대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면 가격이 하락하는 구조죠. 그래서 구리는 종종 '닥터 코퍼(Dr. Copper)'라고 불리며, 경제의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지표로도 사용됩니다.

 

 

 

리튬: 전기차 시대의 백금

 

리튬은 21세기 들어 갑자기 스타 자원으로 떠오른 금속입니다. 하지만 사실 리튬이 인류에게 완전히 새로운 자원은 아닙니다. 리튬(Lithium)이라는 이름은 그리스어 'lithos(돌)'에서 유래했으며, 이는 리튬이 광물에서 처음 발견된 알칼리 금속이기 때문입니다. 1817년 스웨덴의 화학자 요한 아우구스트 아르페드손(Johan August Arfwedson)이 리튬을 광물 '페탈라이트(Petalite)'에서 처음 발견했으며, 이후 독일과 영국의 과학자들이 정제와 분리 기술을 발전시켰습니다.

 

리튬은 주기율표에서 3번째 원소로, 수소와 헬륨 다음으로 가볍습니다. 이 덕분에 고에너지 밀도를 갖는 리튬이온 배터리(lithium-ion battery)가 가능해졌고, 현대의 이동형 전자기기와 전기차에 필수 자원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죠.

 

그렇다면 리튬은 어떻게 생성되었을까요? 리튬은 빅뱅 직후 초기 우주에서 만들어진 몇 안 되는 원소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지구상에서는 리튬이 대부분 지각 속 광물에 낮은 농도로 분포되어 있으며, 리튬 호수(salt flats)나 점토, 경암(pegmatite) 광물 형태로 채굴됩니다.

 

특히 남미의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에 걸친 '리튬 트라이앵글' 지역은 거대한 염호(salt lake) 위에 위치하고 있어, 태양광 증발 방식을 통한 경제적인 채굴이 가능한 곳입니다. 이 지역들은 고대의 해양 퇴적 작용과 화산 활동의 복합적 지질 구조 덕분에 풍부한 리튬 자원을 보유하게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흥미롭게도, 이 지역은 과거 잉카 제국의 일부였으며, 고대에는 염분과 광물 채굴이 중요한 경제 활동 중 하나였습니다. 물론 당시 사람들은 리튬이 무엇인지 몰랐겠지만, 오늘날 우리가 이 자원에 주목하게 된 것은 기술과 산업이 만들어낸 새로운 '가치' 덕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리튬이 없으면 배터리를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노트북부터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 장치까지, 거의 모든 충전 가능한 배터리에 리튬이 들어갑니다.

 

특히 전기차의 확산은 리튬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자체 배터리 생산을 확대하면서, 리튬 확보 전쟁에 뛰어들고 있죠. 미국과 중국, 유럽은 각기 자국 내 또는 우방국과의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리튬의 주요 매장지는 '리튬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남미 3개국—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에 집중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호주와 중국도 주요 생산국으로 부상했습니다. 그러나 리튬의 채굴과 정제 과정은 환경 파괴와 수질 오염 문제를 동반하고 있어, '지속 가능한 리튬' 생산이 향후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리튬은 단지 전기차용 배터리 자원이 아니라, 친환경 전환의 속도를 결정하는 자원입니다. 그렇기에 향후 몇 년간 리튬 시장의 흐름은 글로벌 친환경 산업의 방향성과도 깊이 연결될 것입니다.

 

 

 

은과 희토류, 보이지 않는 전략 자원

 

오일, 구리, 리튬은 우리 눈앞에서 산업을 움직이는 대표 원자재라면, 다음 편에서 다룰 은과 희토류는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훨씬 더 전략적인 자원들입니다.

 

군수 산업과 반도체, 항공우주, 전기차, 통신 장비까지—우리 삶의 핵심을 이루는 기술에는 반드시 이들이 들어가죠. 그리고 이 자원을 둘러싼 국제 경쟁은 지금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보이지 않는 자원 전쟁'의 중심에서 어떤 나라들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또 우리 같은 일반 투자자들이 어떤 시각으로 이를 바라봐야 할지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계속 함께해 주세요!